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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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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네 이발관으로 데뷔한 정바비+브로콜리 너마저로 데뷔한 계피의 듀오 앨범

가을방학은 언니네 이발관의 원년멤버이자 줄리아 하트, 바비빌 등으로 활동해온 송라이터 정바비와 브로콜리 너마저, 우쿨렐레 피크닉 등에서 활동해 온 보컬리스트 계피로 이루어져 있다. 이들은 2009년 여름, 정바비가 줄리아하트의 팬이었던 계피에게 가벼운 데모 녹음을 제안하면서 작업을 시작했다. 첫날 작업한 곡들을 들으며 예상보다 더 성공적인 결과물에 매우 만족한 이들은 이와 같은 데모 세션을 몇 차례 더 가졌으며, 그렇게 곡이 쌓이자 어느 시점에선 앨범을 만들자는 합의에 자연스럽게 이르게 되었다. 팀 이름은 역시 가장 처음에 작업한 곡인 '가을방학'으로 굳어졌다. 그 해 가을 이들은 디지털 싱글 [가을방학/3월의 마른 모래]로 데뷔하고, 이듬해 민트 페이퍼 컴필레이션 [Life]에 ‘취미는 사랑’을 수록했다.

"이성과 감성 사이에 탁월한 균형감각을 유지하는 계피의 음색"
"노랫말이 가질 수 있는 수많은 가능성에 대해 탐구해온 정바비의 송라이팅"
2010년 가을 선보이는 가을방학의 데뷔 앨범은 이들이 1년여간에 걸쳐 작업한 19곡의 넘버 중 12곡으로 이루어져 있다. 특히 중점을 둔 부분은 이성과 감성 사이에 탁월한 균형감각을 유지하는 계피의 음색, 그리고 그 목소리가 전달하는 노랫말의 내러티브를 살리는 것이다. 오랜 시간에 걸쳐 묘사, 호소, 유머, 암시, 스토리텔링 등 노랫말이 가질 수 있는 수많은 가능성에 대해 진지하게 탐구해온 정바비의 사려 깊은 송라이팅을 바탕으로, 자기 얘기는 남 얘기하듯, 남 얘기는 자기 얘기하듯 부를 줄 아는 독특한 감성을 갖고 있는 계피의 목소리는 가을방학 만의 감성을 완성해낸다. 또한 영화 ‘반칙왕’, ‘즐거운 인생’, ‘전우치’ 등의 음악을 감독했던 이병훈의 프로듀싱 하에 곡의 디테일은 더 치밀해졌고 큰 그림은 더 또렷해졌으며 메시지는 좀 더 청자에 귀에 가깝게 다가오게 되었다.

‘취미는 사랑’은 [Life] 컴필레이션에 이미 수록된 곡의 풀 밴드 버전으로, 체코 작가인 카렐 차펙의 소설 중 ‘우주의 수많은 별은 남자신의 수집 콜렉션’이라는 구절에 영감을 받아 만들어진 곡이다. 이외에도 성인이 되어서도 부모님과 함께 산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유머러스하게 고찰하는 ‘동거’, 멋진 책을 덮은 뒤 감동에 젖은 채 나가는 산책길을 그린 ‘속아도 꿈결’, 남자아이들한테만 인기가 있을 뿐 여자아이들의 표를 얻지 못해 한번도 반장이 못 되어본 남자애의 얘기를 다룬 ‘인기 있는 남자애’, 과호흡 증상을 안고 살아가는 친구의 얘기를 담담히 풀어낸 ‘호흡과다’, 더 이상 사랑을 증명하지 않는 증명사진의 이야기 ‘3 x 4’ 등, 다채로운 소재의 곡들 안에 가을방학은 순간의 감정 이상의 것들을 담아내고 있다. 가을의 초입, 청명한 가을 하늘과 한강을 음반 표지에 담은 가을방학의 이번 데뷔 앨범은 레이블 루오바 팩토리가 2010년 음악팬들에게 선사하는 귀중한 선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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