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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론매거진

녹음의 교과서 [Dark Side Of The Moon] [한지훈]

Special녹음의 교과서 [Dark Side Of The Moon]

언론에서 흔히 하는 표현 중에 "음악성과 대중성의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았다."라는 표현이 있습니다.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대중성과 음악성이라는 게 분리될 수 없는, 분리되어서는 안 되는 개념이라 생각하지만 어쨌든 그런 앨범이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The Beatles의 [Sgt. Pepper's Lonely Hearts Club Band]나 Led Zeppelin의 [Led Zeppelin IV], Michael Jackson의 [Thriller] 같은 앨범이 그런 앨범이죠. 그리고 오늘 이야기할 앨범 역시 그런 앨범 중의 하나입니다. Pink Floyd의 [The Dark Side Of The Moon]입니다.
이 앨범의 역사적 의미나 가사 내용,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 등은 이미 저 이전에 무수히 많은 분들께서 써주셨으니 저는 이 앨범의 사운드적인 가치에 대해서만 이야기합니다. 한 마디로 정리하자면 이 앨범은 "치트키 쓴 앨범" 정도로 정리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그렇게 말하는 첫 번째 이유로 이 앨범의 프로듀서를 꼽을 수 있습니다.

앨범 전체의 방향이나 완성도를 결정짓는 데에 뮤지션의 비중이 어느 정도나 될까요? 70%? 80%? 사람마다 관점이 다르겠지만 제 생각엔 아무리 크게 봐도 40%를 넘지 않을 것 같은데요. 예를 하나 들어볼까요? Metallica의 4집 앨범인 [... And Justice For All]을 듣고 5집 앨범인 [Metallica] 앨범을 들어보면 "이 둘이 같은 뮤지션이 맞나?"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앨범의 색깔이 다릅니다.
그런 변화의 가장 큰 이유는 2집 앨범 [Ride The Lightning] 앨범부터 4집 앨범까지 함께 한 프로듀서인 Flemming Rasmussen과 결별하고 새 프로듀서로 Bob Rock을 영입했기 때문이죠. Bob Rock 역시 미국 하드록의 자존심인 Aerosmith를 비롯해서 Bon Jovi, David Lee Roth 등등 쟁쟁한 뮤지션과 함께 작업을 한 인물이긴 하지만 그 이전의 Flemming Rasmussen에 비해 아무래도 좀 말랑말랑한 음악을 잘 만드는 사람이고 Metallica의 멤버들이 그의 의견을 존중했기에 Metallica의 앨범에서도 'Nothing Else Matters' 같은 발라드(!)를 들을 수 있게 된 것이죠.

< 영화 "비열한 거리" 캡처 >

그런 관점에서 봤을 때 [The Dark Side Of The Moon]은 출발선이 다른 레이스를 하는 앨범입니다. 이 앨범의 프로듀서가 바로 Alan Parsons 였기 때문입니다. 잘 모르시는 분을 위해 알려드리자면 조인성이 배우로 인정을 받기 시작한 영화인 "비열한 거리"의 마지막 장면에서 황 회장(천호진 분)이 부른 노래 'Old And Wise'가 바로 Alan Parsons Project의 곡입니다.

물론 이런 작곡가로서의 역량도 뛰어나지만 그는 이 세상의 대중음악을 이 앨범이 나오기 전과 이 앨범이 나온 이후로 나눈 앨범, [Sgt. Pepper's Lonely Hearts Club Band]의 사운드 엔지니어였습니다. 그 덕분에 지금에야 흔하디 흔한 사운드 효과 중의 하나지만 그 당시만 해도 획기적이었던 알람소리나 심장 박동소리, 동전소리, 울음소리 등의 효과음들이 앨범 곳곳에 녹아 들었던 거죠.
또 하나의 "치트키"는 애비 로드 스튜디오입니다. The Beatles는 아예 이 스튜디오 앞의 거리 이름을 앨범 제목으로 쓰기도 했지만 그 이전에도 애비 로드 스튜디오는 Cliff Richard 등 당대 최고의 뮤지션들이 작업하길 원하는 스튜디오였고 그 명맥은 지금도 이어져 자타공인 21세기 최고의 디바인 Adele 역시 이 스튜디오에서 작업을 했죠. 물론 그 많은 뮤지션들이 이 스튜디오에서 작업하길 원하는 이유는 당연히 장비나 잔향 길이 등 음반을 녹음하기에 최고의 환경을 제공해주기 때문이고요. 이 앨범 역시 당시에는 획기적이었던 16트랙 녹음기로 녹음을 했죠.
요즘이야 128트랙 녹음기도 흔히 볼 수 있지만 그 당시에는 16트랙 녹음기도 흔치 않았는데요. 녹음의 채널수가 많아지면 일단 드럼 소리가 생동감 있게 들립니다. 예를 들어 4트랙 녹음기라면 보컬 1, 기타 1, 베이스 기타 1, 드럼 1 이런 식으로 녹음을 합니다. 다시 말해 드럼 전체를 하나의 마이크로 녹음을 하거나 아니면 여러 채널로 녹음을 한 후에 드럼만 따로 믹싱을 해야 한다는 거죠. 그리고 그 믹싱 과정에서 비슷한 대역의 소리가 뭉개지게 되고 그렇기에 드럼 소리가 좀 먹먹하게 들립니다. 하지만 채널수가 많으면 킥 1, 스네어 1, 탐탐 1, 플로어 탐 1, 각 심벌 별로 하나씩 이런 식으로 녹음을 하기에 드럼 소리가 훨씬 생동감이 있게 되죠.

< EMS VS3 >

이는 비단 드럼 소리에만 한정된 것은 아닙니다. [The Dark Side Of The Moon]는 EMS VS3라는 아날로그 신시사이저로 여러 소리를 합성해서 각 곡마다 양념처럼 쓰였는데요. 그런 알람소리나 심장 박동소리 등의 효과음을 각 채널로 녹음을 해서 훨씬 생동감 있게 녹음이 되었습니다. 물론 그 당시에도 이런 시도는 꽤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 앨범처럼 마치 손에 잡히는 듯, 눈에 보이는 듯 생동감 있게 녹음된 앨범은 없습니다. 물론 여기에는 각자 자신의 파트와는 상관없이 Rick Wright와 David Gilmour, Nick Mason, 그리고 Roger Waters 이 네 멤버 모두 EMS VS3를 능숙하게 다뤘기 때문이고요.
녹음 과정에 대해 전혀 모르는 일반인도 아주 간단히 알 수 있는, 원본의 녹음 상태를 알 수 있는 방법을 알려드릴까요? 이는 생각보다 아주 간단한데요. 리마스터링 앨범을 들어보면 됩니다. 리마스터링 된 앨범을 들었는데 오리지널 앨범과 별 차이가 없다면 그건 애초에 녹음을 잘못한 앨범입니다. 대표적으로 얼마 전에 개봉한 영화 때문에 이슈가 된 가수의 앨범이 그런 앨범이지요.

그에 비해 이 앨범은 오리지널 스테레오 앨범을 비트수를 올리고, 채널을 분리해서 5.1 채널로 업믹스한 리마스터링 앨범을 들어도 마치 지금 녹음하고 출시한 앨범처럼 놀라운 음질입니다. 제 생각에 5.1 채널의 세팅만큼은 우리나라에서 최고라고 느껴지는 사운드미러 스튜디오의 작업실에서 이 앨범의 5.1 채널 버전을 들어본 적이 있는데요. 하이엔드 오디오로 음악을 듣고 그걸 글로 쓰고 책으로 만드는 게 직업인 저 조차도 온몸의 털이 쭈뼛하고 설만큼 충격적인 경험이었습니다. 그 곳의 엔지니어도 이 앨범은 원곡의 녹음상태가 훌륭하기 때문에 이런 퀄리티가 가능했다고 말씀하셨고요. 그렇기에 이 앨범을 녹음의 교과서라 말할 수 있는 것이지요.
이 앨범을 좀 더 재미있게 듣는 방법은 간단합니다. 일단 소스와 소스 기기에 신경을 쓰세요. 녹음이 잘 된 앨범일수록 소스와 소스 기기의 중요성이 커집니다. 아무리 녹음이 잘 되어도 소스 기기에서 그 녹음을 감당하지 못하면 아무런 의미가 없으니까요. 다행스럽게도 멜론에서는 이 앨범의 원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앰프는 비싼 A 클래스 증폭 방식의 앰프보다는 배음은 적더라도 정확한 소리가 나는 AB 클래스 증폭 방식의 앰프가 좋습니다. 스피커 역시 착색이 있어 소리를 예쁘게 꾸며주는 Dynaudio나 Sonus Faber 계열의 스피커보다는 정확한 소리가 장점인 B&W나 ATC 계열의 스피커가 좋습니다. 공간감을 제대로 느끼고 싶으시다면 헤드폰보다는 스피커를 추천하고요.
자, 이렇게 준비가 되었다면 여러분은 1970년대 최고의 녹음, 아니 인류 역사상 손꼽히는 앨범을 들을 준비가 되었습니다. 이제 네 명의 영국 남자들이 부리는 소리의 마법에 빠져보시죠.

AlbumPink Floyd [Dark Side of The M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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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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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티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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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Speak To Me Speak To Me
2
3
On The Run On The Run
4
Time Time
5
6
Money Money
7
Us And Them Us And Them
8
9
Brain Damage Brain Damage
10
Eclipse Eclipse
한지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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