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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론매거진

젊고 음울한 음유시인, King Krule의 두번째 앨범 [The OOZ]

SpecialKing Krule, 본명 Archy Marshall

Amy Winehouse의 스타일로 더 낮은 옥타브의 Joe Strummer처럼 노래하는 King Krule에게서는 이따금씩 Tom Waits나 Ian Curtis의 태도도 엿보였다. 때로는 젊은 날의 Nick Cave가 현대기술로 홀로 녹음한 듯한 분위기도 감지됐다. 하지만 이런 비교들이 크게 의미가 없을 만큼 King Krule은 독창적인 스타일, 그리고 사고의 흐름을 보여왔다. 인디 록을 기조로 다크 웨이브, 포스트 덥스텝, 소울, 힙합 등을 도입했고 이는 마치 재즈처럼 흘러갔다. 그는 Chet Baker와 Gang Starr의 영향을 언급했는데 정말로 그 사이에 있는 소리를 만들었다. 깊이 있는 목소리, 그리고 자신만의 어두운 세계관을 통해 사람들을 손쉽게 설득시켜나갔다.

글 | 한상철(불싸조 facebook.com/bullssazo)
2013년, 19살 그의 생일에 발매된 데뷔 앨범 [6 Feet Beneath the Moon]은 통해 음악계는 새로운 시대의 아이콘을 만나게 된다. King Krule과 The xx, 그리고 James Blake 등의 아티스트들이 선전하면서 어둠이 새로운 시대의 상징이 되어가기 시작했다. 마침 [6 Feet Beneath the Moon] 앨범은 The xx를 작업한 XL 레코즈의 Rodaidh McDonald가 프로듀스한 작품이다.
[달에서 6피트 아래]라는 앨범 제목은 마치 동경하는 물체 아래로부터 6피트 떨어진 채 계속 거기에 가 닿지 못한 상태로 존재하는 느낌을 준다. '6피트'는 TV 시리즈 "식스 핏 언더(Six Feet Under)"에 나오는 것처럼 관을 채우는 깊이, 혹은 인간이 묻힐 깊이를 나타낸다. 동시에 이는 죽음을 의미한다. 이 앨범 제목은 수록 곡 'The Krockadile'의 가사에서 일부 취하고 있다. "그 소리가 들리니? / 그건 땅속 6피트 아래서 들려오는 소리야" 라는 가사의 이 곡을 비롯해 앨범은 곳곳에서 죽음에 대한 감미로운 몽상을 그리고 있다.
'Easy, Easy'를 비롯해 그의 노래들에는 10대 특유의 충동과 세상에 대한 의심, 그리고 일종의 포기의 감정 같은 것이 차곡차곡 담겨있다. 'Out Getting Ribs' 같은 곡은 "증오가 내 피를 타고 흐른다"는 가사로 곡이 시작되며, 앨범에서 가장 감성적인 트랙 'Neptune Estate'에서는 이렇게 읊조리기도 한다. "지옥에서 살아갈 삶이 아직 남아 있다 / 우리는 감정을 상실하고도 여전히 제대로 살아나갈 수 있을까?" 이 10대 소년의 눈동자에 영국은 대체 어떤 모습으로 존재하는 것일까.

AlbumKing Krule 두번째 앨범 [The OOZ]

성공적인 데뷔작 이후 그는 바쁜 나날들을 이어갔다. 미국의 몇몇 유명 TV쇼에 출연해 연주했고, 2015년에는 본명 Archy Marshall 명의로 [A New Place 2 Drown]을 발표했다. 그리고 올해 8월 무렵 'Bermondsey Bosom'라는 제목의 수수께끼 영상이 King Krule의 SNS에 공개됐다. 그리고 4년 만의 King Krule 명의의 신작 [The OOZ]에 대한 사항들이 흘러나왔다. 본 작 역시 로큰롤과 블루스, 재즈를 기반으로 다양한 음악들을 새로운 형태로 승화시켜낸 신비하고 독특한 작품이 됐다.

앨범 커버는 비행기 구름을 담고 있는데 이는 Herbert von Karajan의 브람스(Johannes Brahms) 심포니 커버들을 연상케 한다. 커버 아트워크는 그의 친형인 비주얼 아티스트 Jack Marshall이 맡았다.
이 표는 리스트로 체크박스, 번호, 곡명, 아티스트, 앨범, 좋아요, 뮤직비디오, 다운로드 내용을 포함하고 있으며, 표 하단에 제공하는 전체선택, 듣기, 다운로드, 담기, 선물하기 기능을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NO
곡명
아티스트
앨범
좋아요
뮤비
다운
1
Biscuit Town Biscuit Town
2
3
Dum Surfer Dum Surfer
4
Slush Puppy Slush Puppy
5
6
Logos Logos
7
Sublunary Sublunary
8
Lonely Blue Lonely Blue
9
Cadet Limbo Cadet Limbo
10
11
Czech One Czech One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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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dual Vidu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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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The Ooz The Ooz
18
19
La Lune La Lune
Frank Lebon이 감독한 'Czech One'의 비디오에서 이전 앨범 수록 곡 'A Lizard State'의 뮤직 비디오에서 입었던 정장이 다시 등장한다. 공중부양, 그리고 항공기 내부에서 촬영된 장면들 또한 무척 인상적인 편이다. 불안한 피치, 그리고 피아노와 색소폰이 재즈처럼 전개되는 와중 곡은 어두운 분위기와 공기가 뒤덮이는 모습을 그려나가고 있다. 이런 무기력한 재즈 튠은 'Cadet Limbo', 그리고 'The Cadet Leaps' 같은 트랙에서도 이어진다.

'Dum Surfer'는 공개되자마자 피치포크(Pitchfork) 베스트 뉴 뮤직에 랭크됐다. 비디오의 모든 출연진은 좀비같은 몰골을 하고 있는데, 특히 초반에 나온 대머리 인물은 "트윈픽스(Twin Peaks)"의 거인 역할 배우와 데자뷔됐고, 무대 뒤 붉은 커튼 역시 "트윈픽스"의 붉은 방의 분위기가 연상된다. 드럼비트, 그리고 색소폰이 유독 두드러지는 곡은 Link Wray의 'Commanche' 같은 트랙을 좀 더 무시무시하게 연주한 듯한 분위기로 전개된다.
'Half Man Half Shark'의 비디오 또한 공개됐다. 펑크 밴드의 뉘앙스가 엿보인다. 피치포크의 경우 이 곡을 두고 "The Clash와 트럼펫 주자이자 A&M의 창립자로 유명한 Herb Alpert 사이 태어난 좀비"라 말하기도 했다. 곡의 비디오에는 8미리 카메라로 촬영된 듯한 그의 공연 실황 위로 Theo Chin의 불친절한 낙서 애니메이션이 덧입혀진다. 아버지가 젊은 시절 만든 곡을 인용하고 있다고 한다.

'Logos'의 경우 마치 Jim Morrison의 시 낭송 앨범처럼 들리는 구석마저 있으며, 안타까운 'Lonely Blue'는 기타 톤, 그리고 무드가 마치 [Blue Valentine] 시절 Tom Waits를 떠올리게 한다. Sonic Youth 스타일의 인디 록 트랙 'Emergency Blimp'와 포스트 펑크 튠 'Vidual' 은 유유자적 흘러가는 앨범에서 비교적 다른 모습을 들려주며, 절규가 돋보이는 'The Locomotive'에서도 어떤 공격성 같은 것이 유지된다. '(A Slide In) New Drugs'는 기타 한대로 시작해 점차 거대한 균열을 만들어나간다. 일전 앨범에서 'Neptune Estate'를 좋아했다면 타이틀 트랙 'The Ooz'와 'La Lune'에서 그와 유사한 낭만적인 무드를 감지해낼 수 있을 것이다.
이전 작들 보다는 재즈와 블루스 기반의 색채가 중심이 되고 있는 앨범이다. 특히 브라스와 피아노의 울림이 유독 재즈 특유의 분위기를 전달해내고 있다. 거기에 개성적인 Archy Marshall의 목소리가 결합되면서 특별한 시너지 효과를 일으켜낸다. 통일감이 유지되고 있고 확실히 King Krule의 앨범이라 생각될만한 무드들이 존재한다. 아마도 그의 바리톤 목소리 때문일 것이다. 그간 날카로운 가사와 감성적인 멜로디를 만들어내거나 빼어난 목소리를 지닌 가수들은 셀 수도 없이 많다. 하지만 이렇게 화자와 음악적 표현이 서로 필연적으로 성립하는 싱어 송라이터는 정말 오랜만이지 않나 싶다.
Archy Marshall이라는 소년의 초상화는 한걸음 완성에 가까워지고 있다. 풍경이 차례로 변화해나가는 사운드 사이로 그는 일반 사람들이 인지하고 있지만, 제대로 표현하지는 않는 미묘하고 익숙한 고통, 그리고 안타까운 감정들을 성공적으로 전달해낸다. 왜 전세계가 이 놀라운 새로운 예술가에게 열광할 수 밖에 없는지를 다시금 상기시켜주는 증거물이다. 별다른 분석이나 설명 따위를 차치하더라도 충분히 직접적으로 가슴에 파고들어 휘젓는 작품이다. 누군가는 이 음반을 들으며 밤새 담배를 태우고 앉아있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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